4월의 어느 흔한 날의 일상(벚꽃 구경, 광교 책발전소, 광교 엘리웨이, 광교 호수 공원)
일상 1. 이직
요즘 저는 고민의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직을 하기로 결심했거든요.
이직을 위한 핑계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전 회사에 실망했고 떠나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전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직업적으로든, 관계적으로든 안정감을 느낄 때 비소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력이지만 이곳을 떠나 내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는 새로운 환경에서 불안정한 수습 기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는 건 제가 회사에 부단히 실망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며칠 간 괴로웠습니다.
단지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문과' 직무를 하시는 모든 분들은 공감하실 만한 것 때문인데요.
막상 이직을 하려고 제 커리어를 쭉 정리해 보니, 애매했습니다.
문과 직무가 그렇잖아요. 딱 떨어지지가 않더라고요.
그런데 반대로 요즘 채용하는 문과 직무는 딱 떨어지는 경력을 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케팅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직무가 새로 떨어져 나와 문과와 이과 중간 쯤 되는 포지션이 생겼고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이름으로 왠지 이과여야만 할 것 같은 포지션도 생겨났습니다.
그런 이과 스멜 나는 포지션이 생긴 만큼 100% 문과 직무의 포지션은 줄어들었죠.
사실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같은 포지션을 최근에 막 생겨났는데, 그 포지션에 현재 재직하고 계신 분들은 관련 경력과 지식을 어떻게 갖추셨는지가요.
그들의 처음은 어떻게 시작됐는지도요.
누군가는 처음인 그들에게 기회를 줬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나에게도 그런 기회를 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항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직 결심을 시작으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며 불면의 밤을 보냈습니다.
닥치는 대로 자소서부터 넣고 봤던 20대 때와 달리, 자소서를 넣을 회사를 찾는 일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몇 번 이직을 해 보니 회사를 더 고심해서 거르게 되고, 내 커리어가 망가지지 않을 환경을 찾다 보니 지원해 볼 만한 회사의 수는 확 줄어들더라고요.
잡플래닛을 관리하는 회사가 늘어나면서 잡플래닛을 마냥 믿기도 어려워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더 힘들어졌고요.
여기에 집에서 편도 2시간씩 통근을 할 수는 없으니 거리까지 감안하게 되면 가 보고 싶은 회사는 더 줄어듭니다.
이직을 위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이직을 하려고 한 것인 만큼 신중하게 진행할 생각이라 시간이 꽤 걸리겠죠.
그래도 상반기 안에는 이곳을 떠나려고요. 떠나고 싶어요.
일상 2. 벚꽃 구경
코로나 방역 지침을 아주 빡빡하게 준수하며 살고 있습니다.
작년 초 코로나 일상이 시작된 후로, 카페에 간 횟수는 다섯 손가락에 꼽고 외식한 횟수도 열 손가락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우울했고, 종종 답답했어요.
하지만 멀리 여행을 가긴 겁이 나서 결국 동네에서 꽃 구경을 했습니다.
비 온 직후라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좋더라고요.
나이가 들었는지 꽃이 전보다 훨씬 더 예뻐 보였어요. 정말 힐링되는 느낌었습니다.
곧 어머님들 틈에서 꽃 사진 접사를 찍을 날이 다가올 거 같단 예감도 들었습니다.
일상 3. 광교 책발전소
오상진 아나운서가 사장님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김소영 아나운서가 사장님이라는 책 발전소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사장님을 사장님인 줄 몰랐던 거 죄송.... 😱
책 발전소에서 이 앞에 한참 머물렀어요.
사람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라고 많이 듣긴 하는데...
그게 경제적 자유로 가는 지름길이라는데...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궁금했거든요.
답은 아직 찾아가는 중이에요. 아시는 분 힌트 좀요......
일상 4. 광교 엘리웨이
광교 호수 공원을 한 바퀴 쭉 돌고 광교 엘리웨이로 향했습니다.
뭐라도 마시려고요.
와.... 그런데 인파가....
그동안 코시국이라고 저만 집에 쳐박혀 있었나 봐요.
불안해서 카페에 앉아서 마실 생각은 없었고
테이크아웃해서 야외에 앉아 한 모금 마시고 마스크 하고 x 10 하려고 했는데...
가는 곳마다 커피 주문 줄이 어마어마해서
포기했어요.
그냥 바람이나 좀 쐬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러고 나니 주말이 순삭됐습니다.
주말 너무 짧아요.
직장 생활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말이 더 짧게 느껴집니다.
숨만 쉬어도 짧은 직딩의 주말을 이용해 저와 동생을 데리고 놀이 공원이며, 캠핑이며 다녔던 부모님이 요즘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새로운 한 주를 버티면서 다시 주말을 기다려 봅니다......😵